2023년, 넷플릭스는 한 편의 다큐멘터리를 공개했습니다.
제목은 《Queen Cleopatra》.
이 다큐에서 가장 화제가 된 부분은 클레오파트라를 연기한 배우가 흑인 여성이었다는 점이었습니다.
제작진은 “클레오파트라는 흑인이었을 수도 있다”는 주장 아래,
그녀의 인종을 아프리카계로 묘사했고,
이는 곧 전 세계 역사학계와 대중 사이에서 거센 논쟁을 불러일으켰습니다.
이집트 정부는 공식 항의 성명을 발표했고,
전통 역사학자들은 “역사 왜곡”이라고 반발했으며,
반대로 일부 흑인 커뮤니티에서는 “역사적 대표성 회복”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렇다면 진실은 무엇일까요?
클레오파트라는 정말 흑인이었을까요?
이 글에서는 넷플릭스 다큐 논쟁을 중심으로,
클레오파트라의 인종 정체성에 대한 역사적 자료를 검토하고,
나아가 오늘날 인종 문제와 역사 해석의 관계까지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넷플릭스 다큐 논쟁: 왜 그렇게 뜨거웠을까?
넷플릭스의 《Queen Cleopatra》는 배우 ‘아델 제임스(Adele James)’를 주연으로 캐스팅하며
클레오파트라를 흑인 여성으로 묘사했습니다.
제작진은 인터뷰에서 “그녀는 아프리카인이며, 자신의 피부색을 자랑스러워했다”고 언급했습니다.
그러자 곧바로 이집트 문화부와 고고학자들이 반박에 나섰습니다.
이집트 고고학자 자히 하와스(Zahi Hawass)는
“클레오파트라는 그리스계 마케도니아인이며, 흑인일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집트 정부는 “역사 왜곡”이라며 넷플릭스 플랫폼 차단까지 검토했죠.
논쟁의 본질은 단순히 ‘캐스팅’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이는 곧 ‘클레오파트라는 누구의 역사인가?’,
즉 역사 속 인물에 대한 정체성 해석권을 누가 가지는가에 대한 문제로 번졌습니다.
일부 시청자들은
“흑인 커뮤니티가 자신들의 뿌리를 되찾으려는 상징적 시도다.”
라고 보았고,
다른 한편에서는
“허구를 다큐 형식으로 포장한 것은 대중을 오도하는 행위다.”
라고 비판했습니다.
역사적 근거로 본 클레오파트라의 인종
그렇다면 실제 역사 기록과 고고학적 증거로 보았을 때,
클레오파트라가 흑인일 가능성은 얼마나 있을까요?
📌 출신 배경
클레오파트라는 프톨레마이오스 왕조의 후손입니다.
이 왕조는 알렉산더 대왕의 장군인 프톨레마이오스 1세가 세운 그리스계 왕조로,
왕족은 주로 마케도니아 혈통을 유지하기 위해 근친혼을 지속했습니다.
▶ 따라서 아버지 쪽 혈통은 거의 확실하게 그리스계입니다.
📌 어머니는 누구였을까?
문제가 되는 것은 어머니와 외할머니의 계보가 명확하지 않다는 점입니다.
일부 학자들은 클레오파트라의 어머니가 이집트 토착 귀족 출신이거나, 심지어 누비아계(흑인 아프리카계)일 가능성을 제기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당대 초상화, 조각상, 동전 등에 나타나는 외모는 대부분 그리스적 특징에 가깝고,
어떤 사료에도 그녀가 “피부색이 어두웠다”는 직접적인 묘사는 없습니다.
또한 고대 이집트는 이미 수천 년간 다양한 혼혈과 민족적 교류가 있던 공간이므로,
현대적인 ‘흑인 vs 백인’이라는 이분법적 인종 개념을 적용하는 것 자체가 시대착오적이라는 지적도 많습니다.
인종과 역사 해석: 누구의 시선으로 보는가?
이번 논쟁은 단순히 ‘클레오파트라는 흑인이었는가?’라는 질문을 넘어서,
“우리는 역사 인물을 누구의 관점으로 해석하고 있는가?”라는 본질적 질문을 던집니다.
서구 중심의 역사 교육은 클레오파트라를 그리스적 우아함으로 그려왔고,
반대로 흑인 커뮤니티는 아프리카의 자긍심을 되찾기 위한 상징으로 그녀를 바라보려 합니다.
이처럼 역사 인물은 시대와 문화에 따라 끊임없이 재해석되고,
그 재현 방식(영화, 다큐, 드라마 등)에 따라 사회적 논쟁이 발생하게 됩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무엇을 기준으로 진실을 판단해야 할까요?
역사 기록은 확실한 부분만을 근거로 해석하되,
그 인물의 문화적 의미와 상징성은 시대와 관점의 다양성 속에서 인정하는 태도가 필요합니다.
클레오파트라는 단순히 ‘흑인이었는가 아닌가’를 따지는 문제를 넘어서,
오늘날 우리가 역사와 인종, 정체성을 어떻게 다루는지에 대한 민감한 논의의 상징이 된 셈입니다.
클레오파트라가 흑인이었는지, 아니면 백인이었는지—
그 질문은 분명 매력적이고 중요한 화두입니다.
그러나 그보다 더 중요한 건,
그녀가 살았던 시대가 지금처럼 단순한 인종 구분이 통하지 않는 복잡한 세계였다는 점입니다.
그녀는 그리스계 혈통을 가졌지만,
이집트어를 배우고, 이시스 여신으로 숭배되었으며,
로마 정치의 중심에서 활약한 글로벌 리더였습니다.
그녀는 하나의 민족 정체성으로 환원될 수 없는 인물이며,
그 점이야말로 클레오파트라가 오늘날까지도 논쟁의 중심에 서 있는 가장 큰 이유일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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